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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 지형은 (말씀삶공동체 성락성결교회 목사)

2016-01-27 23:57:01

어느 사람이 꿈을 꾸었다. 바닷가에 있었다. 저녁노을이 지고 하늘이 바다로 내려앉으며 아름다웠다. 노을이 지는 바닷가에서 행복했다. 살아온 날들의 아픔에 행복도 들어있음을 깨달았다. 아픔이 진한 행복으로 가는 디딤돌임을 비로소 알았다.
까만 어둠이 짙어지는데 해안선이 휘어지는 저쪽 어디쯤에서 불꽃 하나가 하늘로 올랐다. 아,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어릴 적에 불꽃놀이를 보며 한없이 즐거웠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가슴 깊은 곳에 묻혀있던 동심이 춤추기 시작했다. 하늘로 오른 불꽃은 저 높은 곳에서 사방으로 퍼졌다. 둥글게 하늘 여기저기로, 눈이 내리는 것처럼 펄펄, 하트 모양을 그리기도 하며, 한 번 퍼진 불꽃 조각에서 또 다시 작은 불꽃이 생기기도 했다.
꿈이었는데 너무 생생했다. 삶이 참 아름다운 것임을 진하게 느끼며 감사했다. 그리고, 그 바닷가에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있었다. 꿈꾸는 내내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온 세상이 다 거기에 두 사람을 위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행복이 온몸에 밀려왔다. 삶이 고맙다는 깨달음이 생각에만이 아니라 신체에 생생하게 느껴진다. 핏줄의 혈액이 기쁨에 겨워 팽팽거리며 온몸을 돈다. 신경 세포가 감격하여 뛰논다. 뼈의 관절들과 그걸 둘러싸고 있는 근육들이 어떤 동작이든 너끈히 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음이 춤추고 영혼이 하늘을 난다. 사람으로 살고 있다는 것, 숨 쉬며 아침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지금까지 어느 사람의 밤과 아침 얘기다. 당신의 삶은 어떤가. 내 삶이 얼마나 건강한지 간단하게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내 상태가 어떤지 보면 된다. 자고 일어났는데도 몸이 찌뿌둥하면 신체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일 테다. 오래 잤는데도 무언가에 시달린 것처럼 생각이 어지럽다면 정신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뭐라고 꼭 짚어서 설명할 수 없는데 마음 깊은 데 어디엔가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면 영혼이 아름답지 못한 것일 테고.
아침의 상태는 몸과 마음과 영혼의 행복에서 잣대다. 아침이 어떠하면 대개는 그날 종일이 그렇다. 아침이 하루를 결정한다.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다.
“…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
아침이 되는 데까지를 하루의 단위로 세고 있는 것이다. 보통은 하루를 아침부터 저녁까지로 생각하지 않는가. 시간적으로 하면 자정부터 스물 네 시간을 계산해서 하루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까 하루는 밤에서 시작해서 밤으로 끝난다. 성경에서 말하는 하루는 아침에서 시작하고 아침에 끝난다. 아니, 아침에 끝나는 게 아니라 ‘아침으로 이어진다.’ 멋진 생각이다.
사람은 삶으로 던져진 존재다. 삶은 살자는 것인데, 살림이라는 것이 그래서 필요하다. 살림을 잘 해야 한다. 살림을 가장 잘 하는 방법이 사랑이다. 사랑으로 살림해야 비로소 사람답게 살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아침에 걸려 있다.
살아온 아침이 수없이 많고 앞으로 걸어갈 날들에 아침이 많겠지만, 중요한 것은 오늘 아침이다. ‘오늘 아침’, 이렇게 부를 수 있는 아침은 내가 존재하면서 경험한 아침들과 경험할 아침들 가운데 오직 하나다. 둘도 없는 오늘 아침이 그래서 소중하다. 당신의 아침을 축복한다. 스스로 나의 아침을 축복하며 감사하라. 가면 다시 오지 않는다. 오늘 아침이 말이다. 당신이 맞이하는 아침이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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