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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의 건강한 리더십을 위하여

2017-01-24 08:09:54

<(사)한국기독교언론포럼, ‘한국교회에 대한 언론인 인식 조사 결과 보고서’(지엔컴리서치, 2016. 11. 22) 발표회 / 2017년 1월 6일, 오전 11시, 달개비>

[한국 교회의 건강한 리더십을 위하여]
지형은 (말씀삶공동체 성락성결교회 담임목사)

1. 이 글의 성격
이 글은 (사)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주)지엔리서치에 의뢰하여 2016년 11월 22일자로 보고된 보고서(이하에서는 ‘조사보고서’로 표현함)에 근거하여 썼다. 조사의 배경과 목적이 이렇다.
“최근의 한국 교회 침체 또는 하락에 대한 원인을 살펴보면 크리스천 개인 또는 개 교회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한국교회 전체적인 대국민 이미지 하락 요인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교회에 대한 국민들의 이미지 형성은 언론에 의해 결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본 조사를 통하여 한국 사회의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한국 교회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개선점 및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조사하여 향후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한국 교회의 대언론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기초 자료를 확보함에 그 목적이 있다.”(조사보고서).

특히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이 조사를 통하여 한국 교회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실질적인 개선과 개혁 방안을 모색하려는 점과 언론인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려는 점이 중요하다. 이 글은 조사보고서에 대한 ‘사회과학적 분석’이 아니다. 조사보고서를 통해서 드러난 결과를 전제로 하여 그에 대하여 ‘신학적인 논평’을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조사보고서가 한국 교회에 대한 ‘언론인들의 인식’에 대한 것임을 인식하면서 글을 전개한다.

2. 조사보고서의 결론
한국 교회 또는 기독교(개신교를 말함. 이하에서도 기독교로 표현함)에 대한 언론인들의 인식이 부정적이다. 일반기자나 교계기자를 막론하고 긍정 이미지는 18% 정도에 그치고 교계기자의 경우 60.6% 일반기자의 경우 68.6%가 부정적이다. 도덕성, 신뢰성, 사회적 약자의 편 등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10% 초반 대다.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 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갖는 사회적 영향력은 높게 나타났다. 영향력이 있다는 응답이 69.8%, 영향력이 없다는 응답이 29.8%다. 그러나 어떤 영향력이냐를 놓고 보면 이 응답을 거의 거꾸로 생각하면 된다. 교회가 사회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64.9%,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34.7%다. 특히 심각한 것은 목회자가 윤리적 문제에 잘 대응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6.2%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언론인들이 보기에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윤리 의식은 바닥이다.
한국 교회의 문제점에서 목회자와 연관해서는 가장 핵심적인 것이 목회자의 물욕이며 성장지상주의다. 일반기자의 경우는 52.7%, 교계기자는 42.6%다. 언론인의 17~18%가 목회자의 인격과 윤리적인 점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교계 기자의 경우는 목회자의 언행일치에 문제가 있다는 항목에 30.2%의 응답을 보였다. 교계 안에서 일하다보니 더 구체적으로 목회자들의 일상을 알고 있어서 나온 응답이라고 보인다. 일반 성도의 문제점으로는 신앙과 삶의 불일치가 30.7%, 배타성이 28.4%로 나타났다. 한국 교회의 정체 또는 감소의 이유로는 목회자의 자질 문제에 원인이 있다는 응답이 28.4%,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28.4%였다.

그러면 한국 교회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세속주의와 물질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것이 44.4%, 사회가 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30.2%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사회의 약자를 도와야 한다는 것과 기독교 본연의 진리를 전해야 한다는 것이 20% 정도였다. 이른바 교회의 목회직 세습에 대한 항목에서는 71.1%가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었다. 이 항목에서는 일반기자와 교계기자의 차이가 크다. 일반기자는 74.2%, 교계기자는 58.1%가 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다. 종교기관이나 종교인의 정치 참여에 대해서는 62.7%가 반대였고 특히 기독교 정당 문제에서는 80.4%가 불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언론과의 소통과 연관하여 기독교의 이미지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목회자나 교계 지도자들의 언행이라는 응답이 48.9%고 언론인들이 한국 교회에 대하여 더 알고 싶은 부분은 교회의 개혁과 자정 노력이었는데 50.2%다. 언론인들이 한국 교회에 바라는 점은 세속주의와 물질주의를 경계하는 것과 정치에서는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사회봉사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 18.2%였다.

3. 신학적 논평
한국 교회 또는 기독교에 대한 언론인의 인식이 한국 국민 전체의 인식과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어떤 구체적인 항목에서는 편차가 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보고서에서 드러난 결과는 언론인들의 인식이 일반인들의 인식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사보고서의 서론 부분에서도 말했듯이 일반인들의 인식 형성 과정에 언론인들이 끼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 언론인의 인식이 일반인의 통속적인 인식보다 대부분 더 정교하고 예리하다. 특히 사회적 비리에 대하여는 일반인보다 언론인 인식의 잣대가 (‘보도의 잣대’는 또 다른 문제다!) 더 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언론인은 어느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을 이끌어가기도 하지만 언론인 자신이 그 사회의 평균적인 인식을 대변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 조사보고서에서 드러난 결과가 지금까지 여러 조사를 통하여 어느 정도 규정된 우리 사회의 기독교 인식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점은 자연스럽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이 70%에 이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것이 또 65% 정도다. 그리고 한 종교 현상의 중심에 그 종교의 성직자와 성직 체계가 있는데 목회자가 신뢰받지 못하는 상황이 심각하다. 게다가 그 까닭의 핵심이 목회자의 가치관과 인격의 문제다. 이 정도면 한국 교회라는 사회적 집단의 미래는 암담하다. 언론인들이 생각하기에 향후 10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가장 침체할 종교에서 기독교가 1위다.

<믿음과 행위>
신학적으로 믿음과 행위의 문제는 기독교 역사에서 아주 오래된 문제다. 다음의 인용문을 보라.
“여러분이 성경을 따라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한 으뜸가는 법을 지키면, 그것은 잘 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사람을 차별해서 대하면 죄를 짓는 것이요, 여러분은 율법을 따라 범법자로 판정을 받게 됩니다. ……
나의 형제자매 여러분, 사람이,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행함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 믿음이 그를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그 날 먹을 것조차 없는데, 여러분 가운데서 누가 그들에게,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배부르게 먹으라고 말만 하고, 몸에 필요한 것들을 주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믿음에 행함이 따르지 않으면, 그 자체만으로는 죽은 것입니다. ……

여러분이 아는 대로, 사람이 행함으로 의롭게 되는 것이고, 믿음으로만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영혼이 없는 몸이 죽은 것과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
위의 글은 신약성경 야고보서 2장 8절부터 26절까지에서 일부를 생략하고 인용한 것이다. 이천 년 전의 상황이다. 그러니까 기독교는 그 시작 초기부터 믿음과 행동 사이의 불일치 문제가 중요한 의제였다.

올해가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16세기 독일에서 시작된 종교개혁의 선두에 섰던 사람이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다. 루터를 비롯하여 여러 종교개혁자들이 공통적으로 외쳤던 것이 ‘믿음으로 얻는 구원’인데, 이때 말하는 믿음은 그 안에 이미 행동 곧 윤리적 삶의 결단과 실천이 포함된 것이었다. 루터 이전의 로마가톨릭에서 말하는 인간적인 행위의 공로에 의한 구원에 대조되는 것이다. 종교개혁자들은 로마가톨릭교회에서 말하는 구원, 그에 연관된 믿음이 성서에서 말하는 믿음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종교개혁의 중심 주제가 또 믿음과 행동, 믿음과 삶의 문제였다.

<성서에서 말하는 믿음>
기독교에서 말하는 믿음은 성경에 근거한다. 66권 성서가 기독교 신앙의 규범이며 잣대다. 로마서 10장 17절에 따르면 믿음은 성서의 말씀을 듣는 데서 생긴다. 그렇다면 믿음과 행동의 문제는 다르게 표현하면 ‘말씀과 삶’의 문제가 된다. 조사보고서에서도 나타났듯이 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윤리 도덕성에서 심각한 문제를 노출하고 있는 것은 목회자들이 성서의 말씀을 가르치기는 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그대로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은 일반 성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귀하께서는 현재 한국 교회 ‘일반 신도’들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항목에 대하여 ‘신앙과 일상생활의 불일치’가 30.7%였다. 교계 상황을 더 잘 알고 있는 교계기자만 보면 39.5%나 된다. 일반기자들만 봐도 28.6%다. 일반 신도들의 문제점도 말씀과 삶의 괴리다.
일반 신도의 문제점에서 두 번째로 높은 항목도 사실 내용으로는 말씀과 삶의 괴리와 깊이 연관된다. 두 번째로 높은 항목이 ‘타종교 및 비기독교인에 대한 배타성’인데, 28.4%다. 이 항목에서 특히 일반기자와 교계기자의 편차가 아주 크다. 일반기자는 34.1%인데 교계기자는 4.7%였다. 한국 교회의 일반 신자들에 대한 인식에서 일반기자와 교계기자는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가르친 신앙 공동체는 결코 닫힌 집단이 아니었다. 타종교인이든 비기독교인이든 누구에게 대해서든 열려 있는 공동체가 교회며 온 세상을 어머니의 마음으로 품는 것이 교회다. ‘교회는 세상을 품는 어머니’라는 가르침이 교부시대부터 내려오는 기독교의 정통 가르침이다. 집단이기주의가 강해져서 배타적인 태도를 갖는 것은 말씀의 가르침에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다. 이렇게, 일반 신도들의 가장 큰 문제를 처음 두 항목을 합쳐서 말씀과 삶의 괴리로 정리해 본다면, ‘말씀 따로 삶 따로’가 60% 가까이나 된다.

<말씀과 삶, 기독교 복음의 핵심>
기독교의 복음을 여러 가지 각도에서 표현할 수 있는데 어떻게 표현하든 그 심장은 말씀이 삶이 되는 것이다. 요한복음은 1장에서 이 점을 아주 깊게 표현했다. 1장 1-4절, 14절, 18절을 표준새번역 성경으로 보자.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이셨다. 그는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모든 것이 그로 말미암아 생겨났으니, 그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그의 안에서 생겨난 것은 생명이었으니, 그 생명은 모든 사람의 빛이었다. ……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의 영광을 보았다. 그 영광은 아버지께서 주신 독생자의 영광이며, 그 안에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였다. ……
일찍이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나, 아버지의 품 속에 계시는 독생자이신 하나님이 그분을 나타내 보이셨다.”
신적이며 영적인 존재인 말씀이 육신이 입고 사람이 되셨는데 그분이 예수 그리스도다. 기독교 신학에서 ‘말씀’을 대개 세 가지로 설명한다.

(1)이천 년 전에 이 땅에 사람으로 사셨던 하나님 곧 예수 그리스도,
(2)그분에 대한 증언으로 기록된 66권 성서,
(3)성서의 말씀을 예배 중에 선포하는 설교다.

이렇게 보면 오늘날의 한국 교회는 목회자를 비롯하여 일반 성도들까지 진리의 말씀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 한국 교회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들 중에 세속주의와 물질주의가 44.4%다. 세속주의와 물질주의가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된다는 것은 어린아이도 안다.
예수 그리스도가 가르친 모든 말씀에서 핵심이 주기도문이다. 신약성경에서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두 곳에 기록되어 전승되는 주기도문에서 핵심은 하나님 아버지의 나라가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 오시라는 것이다. 이 일에 그리스도인으로서 헌신하여 살겠다는 것이다. 나라의 개념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통치 또는 다스림이며 다스림의 잣대는 법이다. 하나님 나라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영역이 하나님 나라인데 그 법이 성경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성경 말씀이 일상의 삶과 인격에서 작동하는 상태를 말한다.

<언론과 교회의 공통분모>
기독교의 초기 시대인 2000년 전부터 시작해서 16세기의 종교개혁 시대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신앙은 사실 늘 같은 주제를 놓고 씨름하고 있다. 믿음과 행동 곧 말씀과 삶의 문제다. 말씀과 삶이 어우러지는 것이 기독교 신앙이요, 기독교의 사회적 역할은 ‘하나님 말씀의 거룩한 리더십으로 그리스도인의 삶과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조사보고서에서 한국 교회가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설문에서 가장 높은 것이 “사회에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교회”다. 성서의 진리에 근거하여 우리 사회가 바라보고 가야 할 가치관, 세계관, 인생관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요청을 신학적으로 표현하면 ‘성서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된다. 종교개혁자들이 외친 바로 그 명제다. 한국 교회에 대한 언론인들의 인식과 신학적인 진단이 가장 중요한 주제에서 겹친다.

언론과 교회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인도적 윤리도덕을 바로 세우고 북돋우는 것이다. 다만 언론은 일반 도덕성과 사회적인 상식 및 합의에 근거하여 그 일을 하며, 교회는 하나님의 진리인 성서에 근거해서 그 일을 한다. 신학적으로 말하면 언론은 자연계시나 자연법의 토대에 서 있고 교회가 서 있는 토대는 특별계시가 중심이다.

이번 조사보고서를 통하여 한국 사회에서 언론인들과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 사이에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따듯한 만남과 깊은 대화가 진전되기를 바란다. 조사보고서를 도출해 낸 지엔리서치에 감사드리며 한국기독교언론포럼에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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